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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목사 축사 - 은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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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목사 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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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하는 이성구 목사 @ 사진 윤재지

오늘 김윤하 목사님의 은퇴식에 참여하여 축사를 해야 하는 저의 마음은 조금 묘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두 마음입니다.

먼저 드는 마음은 섭섭함입니다.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격변하는 상황이어서 노련한 리더십이 정말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온 천지에 가득 찬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가 먼지를 털어내고 

바른 길을 모색하도록 해야 하는 시점에 현장을 내려놓는 것에 아쉬움이 큽니다.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여 지금까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 지역 노회와 고신교단과 한국교회에 

본을 보여 주었는데, 아직 시간도 되기 전에 운전석에서 내려오셔서 안타까움이 생겨납니다.

 

김윤하 목사님은 신학대학원 동기생이자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려고 애를 써 온 사역의 동지로서 제게는 

언제나 든든한 기둥이었는데, 그 기둥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것 같아 섭섭함이 밀려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부러움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이곳으로 올라와서 참빛 교회를 개척하고 

25년 가까이 교회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셔서 부천지역과 고신교단에서 굴지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충성을 다하셨고, 만 60세를 넘겨 법적으로 은퇴할 수 있는 때에 부담 없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모든 목회자들이 적기에 은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 조부님은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고신교단을 

운 주남선 목사님의 전임자로 거창읍교회를 시무하셨지만 34세에 주님께 부름을 받았고, 

제 선친도 63세에 과로로 쓰러지셔서 은퇴식을 해 보지 못하였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은퇴식을 하는 것만 해도 저는 늘 부러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저는 김 목사님이 여기로 옮겨 오시기 전 사역하던 부산을 떠나게 되면서 ‘고신의 별이 하나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고신교단의 본고장 부산에서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고 고신교단이 제 역할을 하는 데 큰 몫을 감당해야 할 텐데, 

부천은 웬 말인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나의 좁은 생각이었다는 것을 후에야 깨달았습니다.

 

김 목사님은 모두에게 축하 받을 만큼 후회 없는 목회생활을 하셨습니다. 

상가2층에서 시작한 교회를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과 함께, 주님과 더불어 사는 멋을 아는 교회로 이끌었습니다. 

김 목사님은 십 수년 전부터 참빛교회 성도들에게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의 모습을 통해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전달하고 싶어, 하루도 빠짐없이 자신이 찾아낸 하나님의 뜻을 사진기에 부지런히 담아 

올렸습니다. 그래서 마침내 영국의 존 스타트 목사가 남긴 새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보다 

훨씬 다양한 하늘의 메시지를 새긴 ‘보고 듣다’라는 특별한 유산을 남겨주었습니다.

 

김 목사님은 교회뿐만 아니라 동역자들에게도 늘 따뜻한 이웃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알게 된 분들 곁에는 

언제나 김 목사님이 서 주셨습니다. 특히 교회의 본래적 사명인 선교사역을 위해서 온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교회 안에 선교회를 독립적인 기관으로 성장시켜 선교의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고신교단 선교본부인 KPM 이사장을 맡아 참으로 열정적으로 섬겼습니다. 실향민의 역사를 안고 있는 

김 목사님은 교파와 교단을 넘어 북한 선교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제가 대표를 맡은 초교파 연합 목회자 

단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사역까지도 마음에 담고 적극 협력 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김 목사님은 생의 끝까지 함께 너무나 사랑스럽고 적극적인 조력자요 할렐루야와 아멘의 사람, 

멋진 피아노의 선율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사람, 심한 아픔을 가져다 준 상처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새롭게 만드는 비결을 아는 사람인 권숙희 사모님과 함께 하실 수 있음이 큰 축복입니다. 

게다가 이제 부모처럼 자식처럼, 동료처럼 그렇게 사랑하던 성도들을 떠나, 용감하게 또 다른 순례의 길을 

시작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고 계시는 김 목사님은 행복한 목사요, 남편이요,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생의 동반자입니다.

 

오늘부터 김 목사님은 목회자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무거운 마음, 긴장감, 책임감, 늘 하나님과 교회 앞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두려움, 혹시라도 못 다한 일은 없는지에 대한 아쉬움 등 모든 감정을 

내려놓는 훈련을 계속 하시면서 날마다 더해지는 천국의 소망으로 새로운 풍성함을 누리는 삶을 펼쳐 

가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다시 한 번 새로운 길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출발 준비를 하는 김윤하 목사님과 권숙희 사모님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3.14.

이성구 목사

고려신학대학원 35회 졸업 동기생, 한목협 대표회장, 시온성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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