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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해 김형진 목사 선교소식

예그리나 0 228

"5년 전에는 이곳 건물 안에서 담배를 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법률에 따라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5년 전에는 이 건물 안에서 주숙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역시 법률에 따라 그렇게 하지 못하지 않나요? 마찬가지로, 당신들이 이 건물 안에서 종교활동을 하는 것을 이제는 허락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8 년 11월 20일(화) 저희 교회가 터해있는 한인타운의 한 사무실 건물 건물주로부터 최종적으로 통보받게 된 내용이었습니다.

2008 년부터 만 10년을 사용하며 한인 자영업자들과 주재원들의 영적 인도와 훈련의 장소였던 저희 예배당은 이렇게 갑작스레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모임을 합법화 시켜 정부의 관할과 통제 안으로 들어가든지 그렇지 않으면 모임을 폐쇄하든지, 양자의 선택으로 몰아가 결국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이 땅의 종교정책의 전형적인 단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회에 대한 이 같은 통제와 감시는 시간이 갈 수록 심각하게 느껴집니다. 예배당이 폐쇄 된 이후 많은 장소를 두드려 봤지만 어느 곳에서도 교회인 우리를 받아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에는 비교적 기독교에 호의적이었던 건물주들도 이제는 더 상급기관의 눈치를 보며 공공연하게 회피하고 있습니다.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모임 장소를 알아봐도, 이미 건물주로부터 집회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는 답변이 돌아오곤 합니다.

 

그리하여 저희는 지금 각 가정/처소별로 10~20명 단위로 흩어져 온 세대가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마저도 불안해 하는 성도들은 이미 합법화된 교회로 적을 옮기거나 갈팡질팡 하며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두달여 이런 시간을 겪어가며 우리에게 남는 강렬한 인상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오히려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시간들이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얼마든지 다른 공간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불특정 기간동안 처소별/가정별로 흩어져 모일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교회가 정말 어떠한 곳이어야 하는지, 말씀의 사역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있습니다.

 

둘째는 박해 받는 중국 교회에 대한 큰 공감과 일체감입니다. 중국을 선교한다고 하면서, 이미 가진자로서의 높아진 위치에 오랬동안 있었다는 사실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실은 오랫동안 감시와 통제 아래서 성장해 온 이 땅의 기독교는 우리보다 훨씬 더 강인하였습니다. 이들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조금도 공감하지 못한 채 기여하려고만 했던 교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최근(18.12.12) 중국 서부의 한 개혁주의 목회자가 '불복종 선언문'을 성경의 진리에 기초하여 감동적으로 펼쳐놓은 내용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허용선을 넘어선 정책과 법률에 대해 '온유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으로 불복종'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흡사 종교개혁기의 개혁자들의 선언이나, 일제시대의 투옥성도들의 외침과 같았습니다.

피흘려 온전한 교리를 지켜내고, 옥고를 치르며 교회의 순수성을 보존하였던 신앙 대선배들의 가르침을, 뜻하지 않게, 임시정부 독립운동의 터전이기도 한 이곳 상하이에서,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복음의 온전한 진리를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그리고 일시적일 수 밖에 없는 세속정부의 회유나 압박에 굴하기 보다는 영원한 나라의 임금을 위해 심장을 드리는 일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를 절절히 느끼며, 오히려 이 일이 하나님의 큰 복이라 말하게 됩니다.

 

셋째는, 한중 관계의 진전에 있어 복음이 가지고 있는 효용과 가치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서는 한중관계의 정치적 대립이 많이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대립이 없는 것은 아니며, 이로 인해 중국의 사업 환경이 다소 어려워 진 것은 사실이긴 합니다. 그러나 수교의 시간이 길어져 갈 수록, 관계의 깊이는 더욱 깊어져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한중커플(부부/가족)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중국에서 결혼하고 정착하여 중국을 자기 나라처럼 여기는 한국인들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실례로, 저희가 살고 있는 집은 한인타운과 중국로컬 거주민 지역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주변에 한중가족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또 중국에서 유학하여 중국에서 정착한 중국 현지 전문가들도 많이 살고 있는 듯 합니다. 대립구도로 양국 관계를 몰고 있는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갈 수록 깊어져 가는 실질적인 관계들에 대해 위안과 온전한 방향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 복음 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세상은 이권에 의해 서로 대립하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복음 만이, 이 외국 땅 안에서 가장 큰 중재자이며 연합의 끈임을 재차 확인하게 됩니다. 

이런 저러한 상황들을 겪어가며, 저희도 교회를 다른 교회와 병합해야 하는가? 혹은 해산해야 하는가 잠시간 고민하였었습니다. 이 고민의 기간은 정말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의 인도와 기도 가운데, 비록 장소가 없고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이 곳에 계속 존재하는 것이 순종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허락하시는 시간까지 성도들과 함께 복음과 함께 고난에 동참하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그렇게까지 남아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있어야 하는가 우려 되시겠지만, 그런 차원은 아닙니다. 저희는 외국인 교회이고, 한인들에 의한 한인들의 교회이기에 중국지하 교회에 가해지는 것 같은 직접적인 박해는 없습니다. 인원도 다 모여봐야 장년 30명 정도이니 당국의 눈에 잘 띄지도 않을 뿐 아니라, 흩어져 모여 생존하기도 딱 적당한 숫자입니다. 그리고 가장 심각한 조치가 내려진다 하더라도 목회자인 저 자신에 대한 제한조치 이상의 조치는 거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중국 지하교회의 위험에 의도적으로 처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이런 상황속에서, 한인교회로서 교회의 본질을 항상 신선하게 유지하며, 온전한 복음을 지켜내고 전파하기에 힘쓰고, 박해받는 중국 교회를 그저 피부로 느껴주기만이라도 하는 것, 그것 만으로도 우리의 역할은 복된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래서 인내하길 원하며, 해산이나 병합은 우리가 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 여겨집니다. 

 

그러나, 어려워진 중국 상황 속에서도 귀임하거나 이주하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인으로서 종교의 자유가 억지로 제한 될 필요는 없기에, 보다 안정된 타 교회로 가고자 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기꺼이 축복하며 보내주기도 해야 합니다.

저희는 먼 미래를 미리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말 그대로, 말씀에 따라 아브라함처럼,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 처럼, 한 걸음씩 나아갈 뿐입니다. 다만, 은혜와 뜻이 있다면, 이 곳에서 주님의 새로운 부르심에 따라 성장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생각 날 때마다 기도 해 주시길 바라며, 저희를 향해 보여주신 진실한 사랑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부족하나마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이상, 중국의 현실 가운데 깊이 뿌리 박고 있으면서도 위기를 통과하고 있는 한인교회의 눈으로, 이 땅에서 일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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