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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 불지 마라, 그러나 불어라.

예그리나 0 470

나팔 불지 마라, 그러나 불어라.

 

저의 어머니가 자식들에게 가장 많이 하셨던 말씀 중에 하나가 나팔 불지 마라, 혹은 나팔 불고 있네...” 라는 책망의 말씀이나 경고하시는 말씀이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에는 언제나 조용히 그리고 진중하게 우리의 눈을 주시하셨습니다. 적어도 이 말씀은 몇 가지 상황 속에서 하셨는데, 먼저는 너무 큰 소리를 치면 조용히 하라는 경고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소음이 되니까 조용히 말하라라는 것입니다. 나는 그때의 훈련이 아직도 몸에 베여서 조용히 말하는 훈련이 되어 있습니다. 둘째는 어떤 사실을 과장해서 말하거나 헛소문을 듣고 말할 때에 책망하시면서 말씀 하셨습니다. “그런 말은 거짓말이야! 나팔 불지마라!”

 

세 번째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욕하거나 할 때는 어김없이 나팔 불고 있네!” 하시면서 엄중하게 책망하셨습니다. 이때는 어머니의 눈빛이 엄하셔서 한참 동안 머뭇거려야만 했습니다. 네 번째는 어떤 사건이 생기고 그 일에 대해서 추궁할 때, 거짓으로 변명하거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시에 나팔 불거야?” 하시면서 책망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단어 구사가 짧으신 분이 아니고 많은 고급스런 단어도 구사하시는 분이셨는데, 왜 나팔 불지 마라는 이 말을 그렇게 중요한 때마다 거듭해서 사용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분명히 어떤 계기가 있었을 터인데 생전에 물어 보지를 못했습니다. 다만 나팔 소리가 일상 소리보다 크다는 사실입니다.

 

분명한 것은 어머니는 나팔 불지 마라.” 는 말을 반복하시면서 자식들에게 어머니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 분명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되어서 처음 사역을 시작할 때에도 저에게 주신 말씀이 나팔 불지 마라, 그러나 목사는 나팔을 잘 불어야 한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들으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해하기가 어렵겠지만 평소에 그 말 한마디로 우리를 교육하셨던 어머니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요즘 와서 어머니의 이 말씀이 자꾸만 생각이 나면서 내가 이제야 철이 들었나보다하면서 씁쓸하게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어느 사회나 공동체나 나팔(큰 소리) 부는 사람에 의해서 안정도 평화도 이루어지고, 혼란과 무질서도 형성됩니다. 조용해야 할 때 너무 큰 소리가 나서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보는 자들이 많습니다. 조용히 말해도 될 것을 너무 큰 소리로 공동체를 흔드는 자들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왕이신 우리 주님보다 더 소리가 커서는 안 됩니다. 내 소리 뒤에는 주님이 계심을 언제나 인식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퍼트려서도 안 됩니다. 항상 말했듯이 언어의 3가지 황금 문을 통과하시고 말하십시오. 그 말이 사실이냐? 그 말이 유익한 말이냐? 그리고 그 말이 친절한 말이냐? 를 통과 한 후에 말하십시오.

 

그리고 상대방이 없을 때에 함부로 그를 비난하거나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아는 어떤 정보들은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진실이 아닌 말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짓는 죄의 대부분은 이런 말에 의해서 짓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말로 지은 죄들은 행위로 짓는 죄보다 경하게 여기고 잊어버리거나 회개도 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하든지 그대로 갚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말로 사람을 정죄하거나 함부로 비난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의 행위에 대해서는 겸손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궁색한 변명이나 자기 합리화는 자기 신앙과 인격을 무너트립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십시오. 쓸데없이 큰소리치는 나팔, 사회를 소란스럽게 하는 나팔, 거짓의 나팔, 상대방을 헐뜯고 거짓 정보로 매장시키는 나팔 등 우리를 두렵게 하고 슬프게 하는 나팔 소리가 너무 많습니다. 차라리 들리지 않았으면 평안할 터인데 들리기에 불안해 집니다. 이럴 때에 진짜 나팔이 필요합니다. 기상나팔이나 적이 침공했을 때, 위기 상황에서 부는 나팔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럴 때에 복음의 나팔을 힘차게 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왕이신 주님의 나팔을 불어야 하는데, 그것은 말씀대로 살고 주님의 삶을 그대로 순종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말로 세속의 나팔을 불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 큰 소리로 나팔을 불면서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지금이야 말로 잠잠했던 우리의 입을 열고 나팔을 불면서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을 강력하게 요청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간절한 소원은 나팔 불며 주님의 강림이 나타나서 하나님의 나라가 성취되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소원은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이 바로 서는 것입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더 이상 세속의 나팔을 불지 말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의 나팔을 불기만 하면 조국의 미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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