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뉴스(대외소식)

10월 9일 국민일보 보도기사

예그리나 0 30
마음으로 찍은 한 컷에 묵상 메시지 눈으로 보는 온라인 설교가 되다

김윤하 부천참빛교회 목사, 사진 활용해 사역 영역 SNS로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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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은 채 그대로 두면 여러 기록 중 하나로 남을 뿐이다. 하지만 그 순간 그 장면에서 포착한 메시지를 함께 담아 놓으면 타인의 마음에 울림을 주는 작품이 될 수 있다.
김윤하(사진) 부천참빛교회 목사는 10년 전부터 자연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예그리나(kyh.tv)’라는 제목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고 6년 전부터는 사진 한 장에 묵상 메시지를 담아 카카오스토리에 ‘사진과 묵상’을 연재했다. 그중 좋은 사진들을 골라 최근 ‘보고, 듣다’(키아츠)라는 제목의 포토에세이 책도 펴냈다.

지난달 21일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사진을 찍을 때 눈으로 먼저 보고 마음으로 본 후, 그 사물이나 대상에게서 들려오는 메시지를 귀담아 듣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롭고 감성적으로 바라본 자연 속에서 하나님이 어떤 메시지를 주시는가, 그걸 찾는 작업을 해왔다”며 “사진 전문가도, 글을 잘 쓰는 시인도 아니지만 보편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진을 찍고 글에 접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교지를 방문하거나 교인들과 성지순례를 나가서 사진을 찍다 성지사진 전문가 김한기 작가를 만났다. 짬을 내서 그에게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를 성도들과 나누면서 SNS를 통한 목회로 자연스레 확장됐다.

김 목사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교단은 세속적인 문화에 노출되는 것 자체를 경계할 정도로 거룩을 중시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가 강하다.
그래서 처음에 그가 사진으로 SNS 사역을 한다 했을 때 일부는 “목사가 왜 성도들에게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게 하느냐”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하지만 효과는 컸다. 매일 아침 글이나 성경구절만 보내는 것과 달리 사진을 함께 보내니 성도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사진과 짧은 글이 마치 한 편의 설교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 목사는 말씀에 집중하느라 목회자 개인의 인격을 마음껏 드러내지 못하는 설교와 달리 사진에 자기만의 감성을 드러냈고 때론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생각도 담았다. 그러자 “사진을 통해 우리 목사님이 어떤 분인지 인격적으로 알아갈 수 있어 좋다”는 성도들도 생겼다.

김 목사는 “글만 있으면 딱딱하고 어려울 텐데 사진이 있으니 성도들이 더 쉽고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를 따라하던 목회자들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 목사는 6년 전 시작한 ‘사진과 묵상’ 코너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빠뜨린 날 없이 이어왔다.

그는 사진을 통해 신앙과 인생에 관해 많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탈리아 돌로미티 지역의 민들레 들판 사진엔 ‘사진과 인생은 빛의 예술입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구름 사이에서 쏟아지는 빛이 들판을 덮은 장면 옆에 이런 문장을 적었다.
“사진이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예술인 것처럼 우리 인생도 빛이신 예수님이 임할 때 만들어지는 작품입니다. 누구에게나 참빛이 임하면 멋진 예술품으로 탄생합니다.” 김 목사는 “이날 정말 딱 3분간만 볼 수 있던 빛의 기적이었다”며 “일행 중 한 사람이 이를 놓쳐 이튿날 다시 찾아갔지만 결국 보지 못하고 돌아온 경험을 토대로 묵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책에는 그동안 찍은 사진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분류해 실었다. 마음 한편을 ‘툭’ 하고 건드리는 사진이 많다. 그는 어린 시절 가덕도 섬마을에서 자라며 마음에 담아둔 산과 바다, 들판 등 자연과 그 속에서 키워낸 감성을 잊지 않고 간직해 왔다.

김 목사는 감성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한다. 김 목사는 “일반은총 중 감성은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라며 “루터도 음악을 하지 못하면 목사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인간의 경험은 감정과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없기에 목회자라면 교리나 영성만 강조할 게 아니라 감성 또한 존중하고 스스로 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부교역자들에게 ‘시를 읽어라’ ‘음악을 들어라’ ‘미술관에 가 봐라’ 자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목사는 “어느 날 석양을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으면 기본적인 감성은 회복된 거라고 이야기해준다”며 “목사들은 음악도 알아야 하고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음악을 전공한 아내 권숙희 사모와 함께 해마다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을 찾아가 음악회를 열어온 것도 그런 목회철학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목사는 그동안 교단은 물론 부천 지역 교계, 북한 지원 사역 및 교회언론 지원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해 왔다. 지난해 65세에 조기 은퇴하려다 노회장을 맡는 바람에 1년 더 봉사했고, 올해 담임목회를 내려놓는다. 오는 21일 은퇴기념예배 역시 사진과 음악이 어우러진 시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은퇴 뒤 계획을 물었다.

그는 “그동안 못 가봤던 여행지를 찾아 사진을 찍고 싶다”며 “특히 성지순례를 갔을 때 관련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느라 현장에서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오는 분들을 많이 봤기에 성지순례 관련 사진과 묵상 작업을 정리해서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부천=글 김나래 기자, 사진 송지수 인턴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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